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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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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쯤 봄비가 후두둑 하길래 황사가 씻겨지나… 했는데 아니었다. 아 공휴일! 기미년 3월 1일을 기리자. 그리고 블로깅 시작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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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2005)

King and the Clown 
9.2
감독
이준익
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이준기, 유해진
정보
시대극, 드라마 | 한국 | 119 분 | 20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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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인의 영화를 이제야(명화 안 본거 되게 많음;;) 감상. 정말 이런 게 수작인듯.
ㅇㅏ 나또한 공길과 같은 사람이 있어줬으면.. 그리고 공길이 될 수 있으면, 하지마는 공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이 제일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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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기를 훔쳐읽으며 그의 인생관을 염탐하고, 나 자신과 견주어보는 게 얼마나 처절한 발악인지 모른다. 처음에는 이야기꾼의 오랜 내공과 나 사이 벽을 느끼는 일이 달갑지 않았다. 목 막히는 갑갑함, 질투, 선망이 돌연 자리했다.
06년 후반부쯤 치닫으니 의식과 태도가 먹 번지듯 전환되었는데, 그로부터, 잔존하던 감정이 일사불란 가라앉고 인생 선배의 피 같은 가르침이란 결론이 떨어졌다. 더하여 아직 7년치의 일기가 남아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렇게 되더라. 문체에 녹아든 힘은 날 홀리게 해 새벽잠을 바치도록 했다. 굳은 정신을 온기로 뚫고 휘젓는 활자의 탄생 일대기를 서사적으로 당면한 기분이라면 적당할까.

한편으로는 글 대다수가 상처를 꼭 꿰맨 후 신발끈을 재차 묶는 형상이기에 존경과는 또다른 연민이 부푼다. 외로움에 끊임없이 대항하던 필자의 마음가짐이 여전히 진행형인가는 근래의 일기까지 접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원컨대 같은 여자로서 그가 이전보다 웃는 날이 많아지길 고대한다. 이제껏 나는 과도기를 읽어온 거라고…. 한정된 바이트가 반영하는 깊이의 한계를 생각하면 이런저런것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지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