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3. 07:27
삶이 스물 두 해를 넘어가고 있는 찰나에
제대로 된 친구 하나가 없는 것은
능력의 부족일까, 의지의 결핍일까. 따진다면 실마리가 나올까.
계절이 서늘해지면서 나에 대한 이런 고찰이 깊어지는 요즘,
친구라는 존재를 나에 국한해 규명해보고 싶어진다.
초중고 통틀어 학급회장을 단 한 학년도 빼놓지 않았지만 단짝을 사귄 기억은 없다.
반 아이들 모두에게 솔선수범한 회장으로서의 신뢰감. 딱 그 느낌만을 몰고 다니는 아이였던 거 같네.
이게 참 알게모르게 왕따 비스무리한 감을 주더라.
모두와 원만했지만, 다들 더욱 친한 친구무리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아이들.
외부인의 시각으로 그 무리들을 바라보는 나. 매번 그랬었다.
그것이 이어져 스무살이 넘은 후에 반창회같은 소모임을 공지받아도
누구 한명 손붙잡고 해맑게 참석할 용기가 솟아나지 않게 되더라.
나는 분명 그시절의 주요인물이었고, 성적과 대인관계도 우수했는데.
무엇이 나를 감정적으로 가로막는 것인지.